대만에서의 첫 식사는 카오지 소룡포와 이름 모를 음식 두 가지. 소룡포는 처음엔 맛있는데 국물이 기름 덩어리라 그런지 먹다 보면 느끼하다. 괜히 채 썬 생강을 주는 게 아니더라. 이쪽 생강은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맛과 향이 진하지 않아서 간장에 담가 먹으니 맛있었다. 밑에 직사각형 만두도 맛있었고 국물 있는 건 별로였다. 여긴 철판에 나오는 만두가 유명하던데 그걸 몰라서 못 먹어보고 ㅠㅠ 첫날엔 딘타이펑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카오지에서 먹었는데 괜찮은 선택 이었다.


스무시 망고 푸딩 빙수. 맨 위에 올려진 하얀 게 푸딩인데 알고 보니 일본에서 먹었던 안닌 두부!!! 우리가 싫어하는 건데 저게 푸딩이랍시고 빙수 꼭대기에 올라앉아 있을 줄이야. 푸딩은 실패했지만 얼음과 망고는 맛있었다. 가게도 작고 테이블도 적은데 사람이 많아서 자리 잡기가 어려운 곳이었다.


소고 백화점에 훠궈 예약 걸어 놓고 남는 시간에 백화점 돌아다니다가 특산품 전시회에 들렀다. 여러 매대 중에서 펑리수를 파는 곳에서 멈췄는데 예쁘고 친절한 여성분이 시식해 보라고 이것저것 다 나눠준다. 옆 매대에서 파는 보푸라기 같은 것도 줬는데 정말 맛있었다. 사고 싶었지만 비행기를 타야 해서 펑리수 사는 거로 만족했다.


소고 백화점 쥐(취)에서 먹은 훠궈. 육수는 다시마와 매운 거로 선택했는데 다시마는 맛있었는데 매운 육수는 향신료가 묘하게 거슬렸다. 못 먹을 정도는 아닌데 계속 먹으면 은근히 거슬리는 그런 맛과 향이랄까. 게다가 고기 선택에도 실패했으니 (하필 닭고기를) 다음에 또 간다면 양쪽 다 다시마 육수로 시키고 한쪽은 채소만 한쪽은 무난한 소고기로 먹고 싶다.
 


딘타이펑 본점에서 먹은 샤오마이샤오루젠자오 그리고 이름 모를 국수. 주말엔 아침 일찍 문을 연다고 해서 갔더니 웨이팅 없이 아주 큰 테이블에서 바로 먹을 수 있었다. 딘타이펑은 먹는 방법이 쓰인 안내문도 있고 주문서에 한글 설명도 쓰여 있어서 주문하기도 편하다. 여기서 먹은 건 다 맛있었는데 그중에서도 군만두 샤오루젠자오가 제일 맛있었다.


둘째 날 택시 투어할때 기사님이 사주신 밀크티오징어 어묵 꼬치. 요금 안에 저런 먹거리 사주는 것도 포함이 돼 있나 본데 작은 배려지만 아주 기분 좋았다. 밀크티는 무난하게 맛있었고 저 꼬치는 둘이서 저거 하나 먹었는데 처음엔 맛있더니 씹을수록 넘쳐나는 비린내~ 사주신 성의를 생각해서 그래도 다 먹었다. 우리 기사님 매너 최고였다.


스펀에서 먹은 땅콩 아이스크림. 지우펀쪽이 원조라는데 그냥 한가한 스펀에서 사 먹었다. 땅콩 박힌 큰 갱엿을 아저씨가 대패로 열심히 갈아서 아이스크림과 함께 말아서 주는데 맛은 음??? 왜 유명한지 진짜 모를 맛이다. 우도 땅콩 아이스크림이 만 배쯤 더 맛있다. 하나 사서 둘이 나눠 먹어서 다행이었다.


가장 별로였던 관광지 지우펀에서 사 먹은 수박과 용과 주스. 수박은 아주 맛있고 용과는 그냥 건강한 맛.


까르푸에서 사 온 과자와 비첸향 육포 과일 맥주, 한국에서 가져온 컵라면. 역시 술 체질이 아니라서 맥주는 한 모금 먹고 다 버렸다. 이젠 호기심에 술 사는 건 그만둬야겠다. 대체 맛도 없는 술은 왜 먹는 건지 알 수가 없고요. 물론 맛으로 먹는 게 아니라 하겠지만 어쨌든 난 맛없는 건 싫다고요. 비첸향 육포도 작게 하나씩 포장 돼 있어서 다음날 택시 투어할때도 가져가서 야무지게 다 먹었다. 이것도 반입 불가 품목이라 못 사 와서 안타깝다.





마지막 날 떠나기 전에 먹은 85도씨 소금 커피. 아이스로 마셨는데 아주 맛있었다. 저 거품에서 짭짜름한 맛이 난다. 밑에 아름다운 케이크들은 배가 불러서 사 먹진 못하고 구경만 했다. 대만도 일본처럼 디저트류가 예술이다.




티웨이에서 기내식으로 나눠 준 테라칩. 채소 중에서도 뿌리 식물 친구들을 건조 시킨 건데 맛있다. 사 먹으려고 검색해보니 140g 한 봉지 가격이 8천 원대. 달지 않고 짜지 않고 딱 좋은데 가격이 부담스러워서 사 먹는 건 포기입니다.


대만 펑리수를 먹어본 결과 가장 맛있는 건 치아더, 겉에 빵 부분이 좀 단단하지만 패키지가 매우 예뻐서 선물하기 좋은 써니힐, 매장이 많고 저렴한 썬메리 이렇게 구분된다. 치아더는 홈페이지에서 카드 결제하고 호텔에서 픽업 가능한테 까르푸에서도 살 수 있으니 번거롭게 미리 살 필요 없어 보인다. 써니힐은 패키지 때문인지 가격이 제일 비싼데 미리 메일 보내서 얘기하면 호텔에 돈 맡기고 픽업할 수 있다. 썬메리는 여기저기 매장이 많으니 보일 때 사면 된다. 대만에서 제일 유명한 거라서 사오긴 했지만 펑리수가 그렇게 맛있는 건 모르겠다. 확실히 내 취향은 아니다.


망고 젤리는 냉동실에 얼려 먹으면 훨씬 맛있으니 많이 사오는 걸 추천한다. 빵도 안 좋아하는데 펑리수 대신 망고 젤리나 잔뜩 사 올 걸 후회했다. 달리 치약도 까르푸에 종류별로 있는데 사과 향 들어간 제품이 제일 좋았다. 달랑 3개만 사 와서 이 역시 후회 중. 다음에 가면 쟁여 와야겠다. 편의점에서 파는 화장품 밀크티와 까르푸에서 파는 3시 15분 밀크티는 밀크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만 추천한다. 음료는 길거리 매장에서 사 먹는 게 제일 맛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