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 필 무렵 (KBS, 2019)

2019. 11. 23. 19:17

 별점 ★★★★☆ 

 

우리가 사는 세상엔 완벽한 사람은 없다. 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인물 대부분은 무언가 결핍되어 상처받고 저마다의 방식으로 가시를 세운 채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우리는 드라마 속 그들에게 모나고 못나고 종종 찌질하기까지 한 나의 모습을 투영했는지도 모른다.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끝나는 동화를 믿지 않는 어른이 됐지만, 동화처럼 따뜻한 이야기에 위로받는 마음마저 사라진 건 아니란 걸 드라마를 보며 깨닫기도 했다. 아흔아홉 번의 불행이 펀치를 날려도 단 한 번의 기적 같은 행복을 좇는 어리석고도 사랑스러운 사람들로 인해 오늘도 세상은 굴러간다.

 

평범한 우리 모두를 기적의 주인공으로 만들어준 어른을 위한 동화 같은 드라마. 아주 가끔 드물게 모든 것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오랫동안 기억될만한 이야기를 만날 때가 있다. 동백꽃 필 무렵이 그런 이야기였다. 임상춘이라는 중년 남성 같은 필명과는 달리 실제 작가님은 30대 여성분이라던데 도대체 어떤 삶을 살면 이런 글을 쓸 수 있는 건지 궁금해진다. 작가님! 들숨에 재력을 날숨에 건강을 얻으시고 앞으로도 마음을 울리는 좋은 이야기 많이 써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