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집들이 #주방

2020. 6. 7. 12:05

현관문 열면 현관이라 부를 수도 없는 신발 벗는 손바닥만 한 공간이 있고 바로 왼쪽에 신발장, 그 뒤로 주방이 있다.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주방엔 원래 문이 있었는데 리모델링하면서 아래턱은 없앤 상태고 양옆과 윗쪽은 틀이 남아 있다. 저것까지 없애는 건 견적이 많이 나와서 패스. 문틀이 보기 싫어서 밸런스 커튼을 달아줬다. 압축 커튼 봉 얇고 긴 거 찾는다고 인터넷을 엄청 뒤졌는데 오늘의 집에서 발견. 집 수리 전까진 오늘의 집이란 사이트가 있는지도 몰랐는데 인테리어 하면서 여기서 아이디어도 많이 얻고 지르기도 많이 질러서 현재 회원등급 VIP. 깔끔한 흰색 밸런스 커튼을 사서 달아주니 없는 것보다 낫다. 싱크대는 상하부 모두 무광 화이트에 상판도 같은 화이트 계열. 색상과 타일만 선택하고 나머지는 알아서 해주신 건데 상부장 길이가 저리 다르다. 좀 거슬리지만 이제 와서 어쩌리오. 집이 온통 하얀 이유는 집을 흰 도화지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흰 도화지 위엔 여러 색을 입혀 원하는 색을 표현할 수 있지만 바탕에 색이 고정되어 버리면 변화 주기가 어렵고 인테리어에 감각이 있지 않은 이상 가구나 가전하고 색 맞추기도 어려울 듯해서 바탕은 흰색으로 했다.


거실에 큰 테이블을 놓을거라 주방에 식탁을 놓을지 말지 고민하다가 저 공간을 놀리기 싫어서 700파이 작은 원형 식탁을 놓았다. 원형 식탁이 디자인은 비슷한데 가격이 천차만별이어서 어떤 제품을 사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는데 오래 쓸 생각 하고 비싼 것으로 선택했다. 가구 다 사고 보니 저 식탁이 내가 직접 산 가구 중에 가장 비싼 제품이 되었다. 화장대보다도 비싸고 거실 이케아 테이블 + 의자 세트보다도 비싸다. 대신 엄청 묵직하고 견고한 것이 장점이다. 상판과 철제 하부를 볼트로 직접 조립해야 했는데 조립 자체는 볼트만 조이면 돼서 간단했는데 무게 때문에 조립이 힘들었던 식탁. 그래도 혼자 조립 잘해서 설치했다. 뭐든 혼자 잘합니다. 의자도 직접 조립한 저렴이 제품. 흰색만 놓기엔 심심할 듯해서 노란색 하나, 흰색 하나 샀다. 주방이 집 가장 안쪽이라 빛이 안 들어서 조명을 제일 많이 설치했다. 식탁 위 포인트 조명은 직접 구매했고 조명 사장님이 달아주셨다. 깔끔해서 마음에 든다. 나중에 레이스 천으로 갓을 만들어 씌울까 생각 중이다.


싱크대 위엔 브리타 정수기와 보만 레트로 전기포트, 쿠쿠 3인용 전기밥솥을 놓았다. 혼자 살기 때문에 정수기를 설치할 생각은 없었고 쓰레기도 덜 생기는 브리타가 제일 나아보여서 샀는데 물맛도 좋고 만족스럽다. 전기포트는 내가 고른 걸 지인이 사준 건데 예쁘지만 다소 불편하다. 손잡이가 안 움직이는 게 제일 치명적인 단점, 알았으면 안 샀을 거다. 밥솥은 원래는 안 사고 일반 압력솥을 살까 했었는데 장기적으로 봤을 때 전기밥솥이 편할 거 같아서 3인용으로 샀다. 매우 귀엽고 밥맛도 좋다. 작아서 그런지 에너지효율도 1등급이라 10% 환급 신청도 해놨다. 주방 작은 창엔 커튼 사장님 서비스로 레이스 밸런스 커튼을 달았고 인덕션을 설치하고 싶었지만, 가격의 압박과 싱크대 사장님이 인덕션은 취급 안 하신다기에 가스레인지를 설치했다. 인덕션처럼 깔끔한 맛은 없지만 투박한 옛날 가스레인지는 아니어서 나쁘진 않다.


식탁 맞은편 쪽엔 코코일렉 냉장고와 위니아 클라쎄 건조기, 요거트 제조기, 에어프라이어, 전자레인지, 쓰진 않지만 버리기 아까워 진열해 놓은 카피탈리 캡슐 커피머신 (머지않아 버릴 듯), 유리 쌀통이 있다. 냉장고 큰 걸 살 생각은 애초부터 없어서 작은 제품을 찾다가 코코일렉 제품이 눈에 들어와서 바로 질렀다. 우리 집에 제일 먼저 들어온 가전이 냉장고. 저걸 엘리베이터 없는 3층까지 올리시느라 기사님이 고생하셨다. 나름 3도어고 칸마다 온도 조절할 수 있고 간냉식 냉장고라 성애도 생기지 않는다고 한다. 현재까진 매우 만족하는 제품. 그리고 건조기는 40만원 후반대로 가성비 내리는 제품이지만 소음이! 아주 소음이! 아직까진 건조도 잘 되고 좋지만, 소음 때문에 비추를 날린다. 건조기 선반과 옆 다용도 선반도 인터넷으로 사서 직접 조립한 제품이다. 세탁기 선반으로 검색하면 하나같이 구멍 뻥뻥 뚫린 철제네? 난 주방에 놓을 거라 못생긴 건 싫은데? 하면서 계속 검색하다가 겨우 건진 게 지금의 선반. 철제보다 나무 선반이 무거워서 조립하는 데는 다용도 선반이 더 힘들었다. 선반 옆에는 세 칸짜리 분리수거 쓰레기통과 작은 음식물 쓰레기통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