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집들이 #거실

2020. 6. 10. 20:22

드디어 마지막 거실 소개. 코너에 지어진 옛날 집이라 거실이 반듯하지 않고 저렇게 각져 있다. 드레스룸과 서재는 동향이고 거실은 동남향, 침실은 남향이다. 창이 많고 크기도 커서 샷시 교체할 때 비용 걱정을 많이 했는데 영림 제품으로 자외선 차단까지 포함해서 층당 590 들었다. 알고 보니 견적 낼 때 뭘 빠트려서 더 싸졌다는데 덕분에 우린 (남자 혈육이 사는 2층도 리모델링 같이함) 이득이었다. 서재와 거실은 화이트 우드 블라인드로 통일. 거실에 커튼은 너무 치렁치렁할 것 같아서 우드 블라인드로 선택했는데 올리고 내리는 게 좀 번거롭지만 깔끔해서 마음에 든다. 조명은 집 전체에 LED 평판 엣지를 달았다. 화려한 장식이나 무늬 있고 이런 걸 싫어해서 최대한 단순한 디자인으로 선택했다. 심플 이즈 베스트다.


개인적으로 거실에 소파를 두고 앞에 TV를 놓는 인테리어가 너무 싫어서 앉아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서재형 거실을 만들었다. 1500*2단 2개, 2000*2단 1개 총 3개의 책장과 이케아 멜토르프 테이블, 테오도레스 의자를 배치했다. 테이블과 의자, 서랍장 두 개는 이케아 온라인몰에서 주문하고 배송 받은 건데 기사님이 테이블 다리를 빼먹고 가셔서 배송을 두 번이나 오셨었다. 내가 제대로 체크를 해야 했는데 상판만 챙겨서 저런 사태가. 다행히 같은 날 다시 갖다주셔서 한 번에 조립할 수 있었다. 상판이 무거워서 완성 후 옮기는 게 힘들었지 테이블이나 의자나 조립 자체는 매우 쉬웠다. 근데 이케아 온라인몰은 대체 왜 로그인이 안 될까? 분명 회원가입하고 처음엔 로그인이 됐는데 다시 하려고 하면 비밀번호가 틀렸다 그러고 로그인 안 됨. 비번을 바꾸고 다시 로그인하면 한 번은 되지만 그다음에 또  안 된다. 결국엔 빡쳐서 비회원으로 주문했다.


다른 방향에서 본 모습. 인테리어 하면서 느낀 건 같은 화이트라도 색이 모두 다르다는 사실. 화이트만 색이 오조오억 개인 느낌이다. 이 사진만 봐도 책장은 창백한 푸른빛 도는 화이트고 이케아 제품들은 크림 화이트에 가깝다. 벽지와 몰딩, 걸레받이, 문까지 모두 화이트지만 색은 미묘하게 다 다르다. 책장을 덮은 레이스 천은 원래 침대 헤드 덮으려고 산 건데 책장 위를 덮는 게 더 예뻐서 용도 변경. 테이블 밑 러그는 소파 앞에 두려고 샀는데 (그래서 크기가 좀 작다) 테이블 아래 장판에 자국 남는 게 신경 쓰여서 테이블 밑에 놓았다. 의자는 불편해 보이는데 앉아보면 편하다. 쿠션을 놓으면 더 편할 거 같다.


거실 한 편엔 3인용 소파와 에어컨, 이케아 요세프 수납장, 화분이 있다. 소파는 망할 가구 사장이 제일 마지막에 가져온 건데 마음에 안 들어서 커버를 씌웠다. 사진상으로 본 제품과 왜 다른 거죠? 이 사람한테 산 건 마음에 드는 게 하나도 없다. 에어컨은 인터넷으로 정확히 1,477,000주고 산 19년형 17평 엘지 제품. 난 더위보다 추위에 약한 인간이라 투인원 아닌 스탠드만 샀다. 미친 듯이 검색해서 평이 좋은 제품을 산 건데 추가 설치 비용 하나 없이 잘 설치해주고 가셨다. 예상치 못한 건 에어컨 설치할 때 바닥에 깔았던 천 때문에 장판에 파란 물이 들어 그거 없애느라 다음날까지 고생했다는 거. 락스 원액을 물티슈에 묻혀서 바닥에 6시간 정도 두면 색이 빠진다. 색이 진한 장판은 장판 색까지 빠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에어컨 옆엔 이케아 요세프 수납장 두 개를 놓았다. 철제 수납장인데 가볍고 조립도 쉽다. 소파 앞엔 원형 러그와 리퍼 제품으로 싸게 구매한 유리 테이블을 놓았다. 디자인은 예쁘지만, 내구성을 기대하면 안 되는 제품이다.


식물 몇 개를 두고 싶어서 화분 검색해 봤다가 비싸서 깜놀. 이 아이 이름은 '크루시아'인데 동글동글 잎 모양이 마음에 들고 잘 자란다고 해서 사봤다. 올 때부터 그런 건지 잎이 군데군데 까맣게 변했던데 죽는 거 아닌가 걱정이다. 죽지 말고 나랑 잘살아 보자. 다른 화분 하나는 매우 작은 '테이블 야자'인데 얘는 새잎도 벌어졌고, 크루시아보다 뭔가 강인해 보인다. 회사에 몇 년째 장수하는 '켄차 야자' 화분이 있는데, 신경 안 써도 잘 자라서 다음엔 켄차 야자 큰 녀석을 들이고 싶다.


소파 위를 덮은 베이지 레이스 천도 원래 침대 헤드를 덮으려고 (침대도 처음에 너무 마음에 안 들어서 헤드까지 다 가릴 생각이었다. 왜 직접 골랐는데 마음에 안 드는 건지 미스터리) 샀던 건데 결론적으론 소파 위로 정착. 쿠션도 원래 딸려온 못생긴 건 2층 줘버렸고 (같은 디자인, 크기만 다른 소파를 샀음) 솜과 커버까지 새로 샀다. 쿠션은 역시 커야 한다.


이런 작은 소품들도 검색 오만 번 해서 고른 것들. 유리 볼과 책장 위 목각 인형이 들고 있는 건 공중식물 '틸란드시아'다. 그냥 저렇게 뒀다가 일주일 한 번 정도 물에 담가주면 된다고 한다. 이번 주말에 물 좀 줘야지. 고흐 그림도 두 개 액자에 넣어 진열했다. 그림엔 문외한이지만 예전부터 '꽃 피는 아몬드 나무' 그림을 좋아해서 꼭 집에 두고 싶었고, 하나만 두기엔 아쉬워서 비슷한 색감의 '사이프러스 나무가 있는 길'도 함께 샀다. 타고나길 인간한테 관심 없긴 한데 그림도 어쩜 풍경화, 정물화 이런 것만 좋아하는지. 해바라기 그림을 집에 두면 돈이 들어와서 좋다는 속설이 있는지 해바라기 그림이 제일 잘 팔리던데 내가 좋아하는 색감이 아니어서 저렇게 두 개만 샀다. 고흐 그림 검색하다가 생소한 작가 그림인데 마음에 들어서 나중에 다시 사려고 했더니 어디서 봤는지 잊어버렸다. 혹시나 해서 다시 찾아보니 장바구니에 있어서 주문했다! 야호!


저 스탠드는 침대 옆에 놓을 생각이었지만 LED 아닌 일반 전구라 발열이 심하고 너무 밝아서 (침대 옆에 갓 있는 스탠드를 놓는 이유가 있었음) 거실에 자리 잡았다. 스탠드 색이나 디자인도 예쁘고 동그란 에디슨 전구 필라멘트 모양도 예쁜데 말이지. 시계는 하나쯤 있어야 할듯해서 무소음 탁상시계를 놨고 뒤에 앙리 마티스 그림엽서는 고흐 그림 샀더니 딸려온 건데 나름 어울려서 올려놨다. 받침으로 쓰인 나무 스툴도 직접 조립한 제품. 저를 조립의 달인이라 불러주세요!


밤에 불 끄고 스탠드 두 개만 켜면 이런 모습. 저 LED 스탠드는 가격도 저렴하고 디자인도 예쁘고 밝기도 매우 밝다.








온라인 집들이는 여기서 끝입니다. 리모델링 비용 정리해서 올릴까 말까 고민 중인데 한가할 때 정리해봐야겠다. 이런 대대적인 리모델링과 인테리어는 내 인생 최초였고 너무 힘들어서 최후가 됐으면 한다. 이렇게 깨끗한 집에서 처음 살아봐서 아직까진 집과 낯을 가리고 있지만 곧 적응하겠지요. 이제 남은 건 청소뿐이다. 자잘한 장식품은 없지만 저 많은 패브릭을 어쩔 것이냐! 전부 흰색이라 모기도 함부로 못 잡고 쓸고 닦는 게 일상이 되어 가고 있다. 뭐 어떻게든 되겠지요. 알이즈웰!